깡통이 사용하면

루왁커피

 

베트남 다람쥐똥 루왁커피

 

 

 

 

 

 

 

 

 

 

 

 

 

 

 

 

 

 

 

 

 

 

 

얼마 전 베트남에 다녀오신 분이 르왁커피를 선물로 주셨어요.

들어보긴 했지만 전 커피는 향이나 맛보다는 그저 진하기만 하면 안가리고 마시는 편이여서 관심은 없었는데 선물로 주신 거니 호기심으로 맛을 보았어요.

사향고양이똥커피에 대해서는 알고있었는데... 르왁커피는 그 외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고 하더군요.

제가 받은 건 다람쥐똥커피였는데 이도 향이 그윽하면서 진하다며 꼭 마셔보라고 설명해주시더라고요.

간편하게 필터형으로 나와서 물을 졸졸졸 내리기만 하면 바로 마실 수 있었어요.

인내심을 가지고 물을 졸졸졸 내려서 커피잔으로 한잔을 만들었는데 향은 제가 잘 구분을 못하겠고.... 그냥 커피향? ㅎㅎ 맛은... 완전 다크 다크 하게 마시는 저로서는 아무래도 좀 약할수밖에 없었겠죠? 그래서 설명을 하자면 원두보다는 진하고 설명을 들어서인지 몰라도 좀 그윽하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기도 하더라고요. 암튼 제 입맛에는 좀 약했습니다.

 

 

루왁커피에 대해 관심이 없어서 별루 살펴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이왕 이렇게 마시게 된김에 알고 마셔보려고 인터넷을 여기 저기 뒤져보았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사향고양잇과 동물을 '루왁(Luwak)'라고 부르더군요. 그러니까 사향고양잇과 동물이 커피 열매를 먹고 똥으로 배설한 커피를 루왁커피라고 부르는거죠.

루왁커피를 처음 맛본 사람들은 오래전 네덜란드의 식민지였던 인도네시아의 일꾼들이 커피 농장에서 일하다가 사향고양이 배설물에 섞인 커피를 마시게 되었는데 그 특이한 향이 소문이 나면서 알려지게 되었다고 해요.

지금은 뭐 저조차 이름을 들어봤을 정도로 엄청 유명해져서 커피마니아들이 앞다투어 찾는 커피가 되었죠.

 

그런데 루왁커피에 대해 살펴보다보니... 루왁커피에 얽힌 어두운 일면이 보이더군요.

한도끝도 없는 인간의 욕심을 잠시 잊고 있었네요.

사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런 일들이 벌어질 수 밖에 없음을 쉬이 짐작해볼 수 있었는데 말에요.

 

루왁커피가 유명해지면서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하게 되었을까요?

 

사향고양잇과 동물들을 좁은 철창안에 가두고 강제로 커피콩을 먹이게 된거에요.

 

좁은 철창안에 갇힌 사향고양잇과 동물들이 어떻게 살아갈지 안봐도 알 수 있지 않나요?

자유를 빼앗기고 강제로 커피열매만을 먹어야 하고 그 가운데 동물들은 스트레스로 인해 엄청난 질환들을 달고 살아가게 되겠죠.

이러한 내용들이 영국BBC등 언론사들에 의해 전 세계에 폭로가 되었는데도 줄어들기는 커녕 지금도 사향고양잇과 강제 사육 농가들은 늘어만 가고 있데요....

 

루왁커피는 우리나라에서 100g에 50만원정도 한데요.

자유를 빼앗기고 좁은 철창안에 갇혀 강제로 커피열매만을 먹고 싸는 행위를 반복하며 미쳐가고 건강을 잃어가는 동물들의 배설물에서 얼마나 좋은 영양분의 커피가 나올까요?

몰랐을때는 호기심에 마셔보았는데....

이렇게 루왁커피의 실체를 접하고 보니 도저히 마실 수가 없네요.

 

 

몇해전 울 아이가 동물원을 가자고 했을 때 자유를 빼앗겨 평생 갇혀 살아가는 동물들의 아픔에 대해 아이에게 얘길 해준일이 있었어요.

아이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우리에 갇힌 동물들이 얼마나 슬플까? 라면서 동물원에 가면 마음이 아플 것 같으니까 가지 않아야겠다고 하더군요.

 

 

어느 날 직장 동료들이 개고기 먹어봤냐고 물어보았을 때, 전 집에서 강아지를 키우기 때문에 개고기라는 이름이 좀 불편하다고 말한 일이 있었어요.

 

 

모르는게 약이라는 말이 새삼 떠오르네요.

모르면 그냥 편할텐데.... 알고 하려면 불편해서 도저히 쉽지가 않아지네요.

 

 

물론 세상엔 불편한 일들이 참 많을꺼에요.

불편한 일들을 모두 안하고 안보고 살 수 있을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알고는 하기 힘드니 그냥 아는 부분에 한해서는 불편한 마음을 외면하지는 못할 것 같네요.

 

 

자연에서 얻어진 루왁커피는 커피마니아들에게 매우 좋은 소식일테지만...

강제사육으로 얻어진 루왁커피의 맛은 고통의 맛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 같아요.

인간의 허영심으로 만들어진 죽음의 커피... 루왁커피가 하루속히 사라지길 바라는 마음 그지 없음을 피력하며...

선물은 감사하지만 그 속에 담겼던 또 다른 이면의 아픔을 알게 된 지금은 감사한 마음만 받아야 할 것 같네요.